“세계를 움직이는 3명의 최고 실권자는 미합중국 대통령,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미 핵탄두 잠수함의 함장이다.” 이는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액션 스릴러 영화 ‘크림슨 타이드’에 등장하는 대사다.

 미 해군7함대 소속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미시간함(SSGN 727)이 한국을 방문, 2일 대외적으로 공개됐다. 과거에는 영화에서처럼 핵미사일을 운용하던 미시간함이었지만, 지난 2007년 개수 작업을 통해 탄도미사일이 아닌 토마호크 미사일을 운용하는 순항미사일탑재 잠수함으로 다시 태어난 상태.

 미시간함의 이번 한국 방문은 통상적인 보급과 승조원들의 휴식, 동맹국인 한국과의 우호를 다지기 위함이다. 이날 대부분의 승조원들은 이종무함 장병들과 인근 복지시설에 봉사활동을 나가거나 관광을 위해 시내로 떠나 있었다.

 오하이오급의 2번함으로 1982년 취역한 미시간함은 전장 170.7m에 만재배수량 1만8750톤으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잠수함 중 하나다. 취역 30여 년이 가까워 오는 만큼 함교에 녹물이 흐른 자국 등 세월의 흔적이 엿보여 마치 관록 있는 흉터들이 가득한 향유고래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순항미사일 탑재 잠수함으로 개수된 이후 미시간함은 예전보다 좀 더 활동적인 잠수함이 됐다고 한다. 필립 맥라흘린(Philip McLaughlin) 함장은 “토마호크 미사일을 운용하게 됨에 따라 좀 더 능동적으로 작전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과거보다 전쟁 억제 능력이 한층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함미 쪽의 출입구를 통해 함 내부로 들어갔다. 입구부터 7m 높이의 사다리로 시작되는 것이 잠수함 안에서의 생활이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했다. 미시간함은 함의 제일 위쪽부터 아래쪽까지 4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처음 들어선 3층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튜브 사이사이로 장병들이 머무는 숙소와 식당이 있다. 문 대신 커튼이 달려 있는 작은 쪽방에서 모두 9명의 장병이 생활한다고. 함내에는 이러한 방이 12곳이 있었다.

 세계 최대급의 잠수함이라도, 미사일과 같은 무기체계를 가득 싣고 나면 장병들을 위한 시설과 통로는 비좁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식당에서는 동시에 40명이 식사할 수 있다. 두 대의 대형 TV를 통해 영화를 보거나, 잠망경으로 포착한 영상을 볼 수 있다.

 가장 바닥층인 4층의 어뢰실에는 4개의 어뢰발사관과 8개의 Mk48-AC어뢰가 있었다. 안내를 맡은 매튜 채프만(Matthew Chapman) 소령에게 생각보다 적은 어뢰의 수에 대해 묻자 “미시간함의 주 임무는 토마호크 미사일의 발사이며, 어뢰는 방어용으로 소수만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욱 늘어선 22문의 수직발사대에는 154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가득 채워져 있다고 한다. 또 나머지 발사대는 특수부대가 수중침투 등 특수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드라이독에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특수부대원들의 통로로 개조됐지만, 과거에는 핵미사일이 담겨 있었다는 튜브에 들어가 봤지만, 냉전의 공포스러운 느낌 따위는 씻은 듯이 사라져 있었다. 특수부대원들을 위한 샤워시설과 같은 인간적인 면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를 담당하는 미사일 컨트롤 센터에는 실제 미국 원주민들의 손도끼인 토마호크 모형이 액자에 담겨 있어 현대와 과거가 뒤섞인 기묘한 느낌을 줬다. 또 잠수함의 움직임을 조종하는 조타실과 탐지장비인 소나 통제실 등에는 낯익은 국내 브랜드의 모니터 등이 장착돼 있어 친근하기까지 했다.

 과거 냉전의 공포를 상징하던 전략핵잠수함(SSBN)이었던 미시간함은 그 임무의 변화에 따라 좀 더 활동적이고 밝은 분위기를 가진 곳이 돼 있었다. 미시간함은 오는 5일까지 한국에서 보급과 우호친선 활동을 가진 뒤 다시 출항할 예정이다. 


국방일보 김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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