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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2 보병장비이야기 - 2차 세계대전 중 방한화

 전쟁 끝나가는데…
품질 좋은 `슈팩' 뒷북 지급


우수하기는 하나 보급이 지나치게 늦었던 M1944형 슈팩.



제2차 세계대전 중 방한화는 많은 나라에서 고민한 물품 중 하나였다. 역사상 제2차 세계대전만큼 많은 인원이 장기간 혹한지역에서 싸운 일은 없었으며 이로 인해 많은 병사가 동사하거나 동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발은 늘 지면과 접촉하는 만큼 동상 피해를 심각하게 입는 부분으로, 이 부분의 개량과 발전에는 어느 나라나 애를 썼지만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것은 미국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원자재’였다. 방수 처리에 필수적인 고무 소재가 그나마 가장 풍부하게 사용 가능한 곳이 미국이었으니 말이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부터 미군은 알래스카 등의 극한지 근무 인원의 방한화 성능에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미군의 혹한용 방한화는 민수용의 제품을 기본으로 큰 변화없이 채택한 것이어서 장시간의 혹한지 전투에는 부적합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이 때문에 초기에는 가죽을 이용해 알래스카 에스키모들의 전통적 방한화인 무클룩(Mukluk)을 현대에 맞게 변형, 생산했으나 이것은 방수능력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 눈과 얼음이 전혀 녹을 수 없는 알래스카의 혹한기를 상정한 무클룩으로는 유럽이나 다른 지역의 겨울 지면에 대처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이러는 사이, 1943년의 알류샨 열도 공략전에서 미군 병사들 다수가 일반 전투화를 신고 작전 중에 동상으로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보다 현대적인 방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해졌다. 다행히 여기에 맞는 제품이 이미 개발돼 있었으니, 이것이 ‘슈팩(Shoepac)’이라는 신형 방한화였다.

 슈팩은 일반적인 반장화형 전투화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상하부가 다른 구조로 돼 있었다. 발목을 감싸는 상부는 방수처리된 가죽이며 하부는 바닥 부분이 일체화된 고무 구조로 돼 있다. 바닥이 분리돼 있지 않으므로 바닥과 신발 본체의 틈이 벌어져 물이 새 들어올 걱정이 없던 것이다. 방한을 위해 밑창은 두터운 펠트 천으로 돼 있었으며 방한용 양말을 한 겹, 혹은 두 겹 함께 신고 착용하게 돼 있었다.

슈팩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진보된 방한화였다. 특히 고무를 이용한 하부의 일체형 구조에 의한 높은 방수성은 조금만 온도가 풀리면 눈과 진흙에 의해 고통받기 쉬운 유럽의 동계전선에 효과적인 해결책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생산과 지급, 그리고 초기 품질이었다.

 슈팩은 1941년에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초기 생산에 문제가 있었다. 최초 제조업체가 관련 특허를 독점해 타 업체의 생산을 막으려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가 해결돼 공급업체는 늘었지만 이번에는 초기 품질관리가 문제가 돼 불량품이 다수 발생했다. 이로 인해 원활한 공급이 크게 지연됐다.

 무엇보다 슈팩이 가장 필요했던 유럽 전선이 문제였다. 유럽 전선용으로 공급될 슈팩은 1944년 여름에야 대량 계약이 체결됐으나 생산이 지연되고 수송의 우선순위가 탄약과 연료, 식량에 집중되면서 막상 가장 치열한 동계 전투가 벌어졌던 1944년 12월부터 다음해 1월 사이에는 일선 병력의 절대다수가 슈팩 없이 싸워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 유럽 전선의 혹한에는 이것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더 보강된 슈팩 모델이 등장했으나 이것이 보급된 것은 전쟁이 끝난 뒤의 일이다. 우수한 방한화가 너무 늦게 나온 것이다.

 <홍희범 월간 '플래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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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니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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