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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15 세계의 전사적지 답사기 - 獨 허점 찌른 英 공정부대

 

‘머리 위 강습 착륙’ 행운의 여신도 英 택했다



 노르망디 캉(Caen) 운하 다리 위의 독일군 보초 핼무트 일병은 1944년 6월 6일 0시16분쯤 가까운 곳에서 “쿵” 소리와 함께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시커먼 고래 같은 물체를 보았다.

깜짝 놀란 핼무트는 순간적으로 대공포에 맞아 추락하는 연합군 폭격기로 착각했다. 그러나 수십 명의 영국 공정부대원이 갑자기 귀신같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뒤이어 2호, 3호기의 글라이더(Horsa)가 성공적으로 착륙하며 연합군 진격과 독일군 증원차단에 꼭 필요한 캉 운하와 오르느(Orne) 강에 있는 2개의 교량은 순식간에 영국군에게 점령당했다.

야간착륙 불가능할 듯이 보여

 영국군 글라이더가 최초 착륙한 캉 운하의 제방 뚝길의 폭은 30m 내외에 불과하다. 더구나 주변에는 늪지가 있어 고도로 숙달된 글라이더 조종사가 아니고는 야간착륙이 불가능할 듯 보였다. 특히 2호 글라이더는 착륙 중 동체가 파손돼 일부 대원들은 밖으로 튕겨 나가기도 했다.

독일군도 연합군 강습착륙에 대비해 장애물 설치를 위한 말뚝 웅덩이까지 며칠 전 파놓고 있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진취적이고 모험심 강한 영국의 손을 들어 줬다. 방심하던 독일군은 어이없이 제대로 대항 한번 못 해보고 전략적 요충지를 영국군에게 넘겨주게 됐다.

 전쟁 후 이 교량은 전설 같은 강습작전 성공을 계기로 영국 공정부대의 심벌인 페가수스(Pegasus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날개 달린 말) 다리로 이름이 바뀌었다. 현장에는 지휘관 존 하워드 소령의 흉상과 글라이더 착륙지점 표지석이 있으며 날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獨, 공정부대 괴멸 찬스 놓쳐

영국군 제6공정사단은 선도부대의 강습작전으로 주요 교량을 성공적으로 점령한 후 대규모의 후속 공정작전을 시행했다. 아울러 독일군도 6월 6일 오전 10시쯤, 정예 제21기갑사단을 오르느 강 기슭으로 보내 공격대형으로 전개시켰다. 그러나 그 순간 21기갑사단에 캉으로 철수해 연합군 기갑부대 전진에 대비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결국 독일군은 전차에 무방비로 노출된 영국 공정부대에 괴멸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게 된다.

 먼저 착륙한 공정부대를 위한 각종 전투물자가 즉시 보급되기는 무척 어렵다. 영국군은 낙하산의 색상으로 보급품의 종류를 구분했다. 즉 청색은 식량, 황색은 의료품, 적색은 탄약, 백색은 전투장비 등으로 쉽게 식별토록 했으나 강한 바람과 독일군의 방해로 일부 낙하산만이 회수 가능했다. 특히 수많은 부상자에 대한 치료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의료기구의 부족으로 면도용 칼을 이용해 마취없이 중상자들을 수술하기도 했다.

붉은 베레 장병들 영웅담으로 가득

 노르망디 상륙작전부터 베를린 진격까지 공정부대는 항상 선두로 가장 위험한 전쟁터에 있었다. 페가수스 다리 옆의 공정부대 기념관(British Airborne museum)은 알려지지 않은 붉은 베레 장병들의 영웅담으로 가득 차 있다. 특히 영국 공정부대 내의 프랑스·캐나다·폴란드 장병들의 활약상도 각종 기록 사진과 함께 전시돼 있다. 해마다 6월 6일이 되면 각지에서 모여든 수많은 참전 노병과 유럽 각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자신의 가족과 자유의 고귀한 가치를 위해 이곳에서 피를 뿌린 전우와 전몰장병들을 위해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연다.

 페가수스 다리 입구 핼무트 일병이 서 있었던 초소 옆에는 독일군의 대공 기관총이 녹슬고 있다. 주변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에는 온통 군인 마네킹과 전쟁기념품을 전시하고 있어 이곳이 과거의 격전지임을 알려준다. 생생한 영국 공정부대의 역사를 알 수 있어 여행의 피로는 전혀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외딴 정류소에서 버스를 한동안 기다리지만 오지 않는다. 알고 보니 주말 오후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단다. 70여 년 전 강한 바람과 적의 대공포화로 인해 목표지역을 한참 벗어나 엉뚱한 곳에 떨어져 홀로 낙오자가 된 공정대원의 심정을 상상하며 캉 시내를 향해 터벅터벅 걸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내 목숨을 노리는 독일군 저격병이 없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그리고 내일은 노르망디를 떠나 개전 초 독일의 구데리안 기갑부대가 질풍노도로 프랑스를 공격해 온 스당지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예약하기로 마음먹었다. 

[Tip]공정부대의 영웅 하워드 소령은?-헬멧에 총탄 맞았으나 기적적으로 살아   

페가수스 강습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하워드 소령은 전쟁 전 경찰관 신분이었다. 그는 영국 국방의용군(TA : territorial army, 평시 일정 군사교육을 받은 후 민간신분으로 있으며 본인 희망 시 현역 근무도 가능하다. 전시에는 즉각 동원돼 현역으로 편입되는 영국 고유의 예비군 제도임)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공정부대로 동원됐다. 그는 작전 당시 교량 위 전투에서 헬멧에 총탄을 맞았으나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했다. 현재 구멍 뚫린 그의 헬멧은 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그 후 하워드 소령은 다른 전투에서 부상당해 영국으로 후송됐으며 거의 완쾌단계에서 큰 교통사고로 결국 군을 떠나게 된다. 전역 후 1990년대 중반까지 매년 페가수스 전투 기념행사에 불편한 몸으로 참석했다.

<신종태 합동군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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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니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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