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구하러 간다!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 항공구조사들이 구조 들것을 이용해 수중에서 부상당한 조종사를 구출하고 있다.진천=이헌구
기자



적진 한복판에서 비상탈출한 조종사가 얼음이 채 녹지 않은 호수에 빠져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 영하를 넘나드는 수온에서 인간의 최저 생존가능 시간은 15분 내외에 불과하며,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그보다 더 짧다. 분초를 다투는 긴급한 상황 가운데 조난 현장에 날아든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의 HH-60 헬기에서 항공구조사들이 구조장비와 함께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나 아니면 조난자를 구할 사람이 없다는 마음으로 임할 것!”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의 혹한기 전투 탐색구조훈련이 진행된 15일 김회현(소령) 항공구조대장이 훈련을 앞둔 20여 명의 항공구조사(SART : Special Airforce Rescue Team)에게 강하고 단호한 어조로 구조작전에 임하는 신념을 전했다. 보고를 마친 항공구조사들이 20㎝ 두께로 얼어붙은 저수지에 들어가기 위해 야전상의 등을 탈의하고 건식 잠수복을 입기 시작했다.

 이날 훈련장인 초평저수지의 주변온도는 영상 4도가량. 하지만 해빙기일수록 얼음이 녹은 차가운 물이 섞이기 때문에 한겨울보다 수온이 더욱 낮아져 저체온증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얼음에 조그만 구멍을 내고 온도계를 집어넣으니 수온이 영상 4도를 가리켰다. 오싹한 느낌을 전하는 대중목욕탕의 냉탕 수온이 15도, 가슴속까지 시리게 만들어주는 정수기의 냉수가 6도가량임을 감안했을 때 이날 저수지의 수온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점을 넘어서 있었다.

 강용수(준위) 평가반장은 “수온이 2도 이하인 상황에서는 조종사가 방수복을 착용하고 있더라도 평균생존가능 시간이 45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모든 조난상황이 긴박하지만 겨울철에는 급격한 저체온증에 대비해 신속하고 완벽한 구조작전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20㎝ 두께 얼음 밑으로 잠수

 가장 먼저 진행된 훈련은 얼음 절단·제거와 얼음 밑 잠수탐색과 인양이었다. 이는 탈출한 조종사가 얼음 밑에 갇히거나 항공기의 블랙박스 등 중요장비를 회수할 필요가 있을 때 실시하는 기술이다. 얼음을 잘라낼 부분을 표시한 뒤 항공구조사들이 전기톱을 꽂아 넣자 물과 얼음조각이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삼각형으로 절단한 얼음에 지지대를 박아 넣고 로프를 매달아 위아래로 잘 흔들며 끌어올리자 순식간에 저수지 한복판에 삼각형 구멍이 나타났다.

 곧이어 잠수할 인원들이 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에 몸을 담갔다. 두꺼운 얼음 밑으로 잠수하는 아이스 다이빙은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시정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하에 가까운 온도 때문에 공기탱크에 이상이 생겨 공기가 호흡에 따라 일정하게 공급되지 않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항공구조사들은 마우스피스를 반쯤 물고 자유 방출되는 공기를 흡입하면서 침착하게 부상하는 자유방출 호흡법도 익히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착함과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날 저수지 수심 8~10m 구간의 수중탐색을 한 고영훈 중사는 “부유물이 많아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려운 구조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은 없다”며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종사를 반드시 구해내야 한다는 긴장감만이 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 HH-47 헬기가 구조 바구니를 이용해 조난당한 조종사와 구출하기 위해 뛰어든 항공구조사를 얼음물로부터 끌어올리고 있다. 6전대는 15일 혹한기 전투 탐색구조훈련을 실시하고 극한 기온에서의 다양한 구조기법을 연마하는 기회를 가졌다. 진천=이헌구 기자


 ▶판단과 구조의 신속함이 생명

 이어서 실시된 헬기를 이용한 구조인양 훈련에는 HH-47·HH-60·HH-32 등 3대의 탐색구조헬기가 동원됐으며, 각각의 헬기는 구조 고리(Rescue strop), 구조 바구니(Rescue basket), 구조 들것(Rescue litter) 등 서로 다른 구조장비를 활용한 훈련을 실시했다.

 먼저 빙상에서 조난당한 조종사가 구조용 연막을 터뜨리고 접근하는 HH-32 헬기에 손을 흔들며 수신호를 보내자 항공구조사가 구조 고리를 활용한 구출작전을 실시했다. 구조 고리는 조난자의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구출작전이 실시되는 지역이 적의 위협에 노출돼 있어 신속한 이탈이 필요할 때 주로 사용되는 기법. 저공으로 공중에 떠 있는 헬기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온 항공구조사가 조난자를 로프에 고정시키자 헬기가 구조사와 조난자를 순식간에 인양하고 지역을 이탈하는 시범을 보였다.

 뒤이어 두 개의 로터를 가진 HH-47이 물에 빠져 있는 조종사에게 접근했다. HH-47의 로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바람이 조종사가 터뜨린 주황색 연막과 얼음조각들을 사방으로 날려 보냈다. 강 평가반장은 “HH-47 근처에는 태풍에 가까운 시속 40노트의 바람이 일어나므로 훈련 중에도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조장비 가운데 구조 바구니와 구조 들것은 조난자가 부상을 입었다고 판단될 때 사용하는 장비로, 특히 구조 들것은 조종사가 척추손상 등 심각한 상해를 입은 것이 의심될 때 추가 상해를 막기 위해 사용한다. HH-47이 구조 바구니를 활용한 구출작전을 마치고 이탈하자 또 다른 조난자를 구하기 위해 HH-60에서 2명의 항공구조사와 구조 들것이 내려왔다. 항공구조사들은 얼음물 가운데에서 들것을 수직으로 세운 뒤 조난자를 이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인양해 구출작전을 성공시켰다.

 강 평가반장은 “구조작전에서는 신속함과 더불어 환자의 상태에 대한 빠른 판단이 중요하다”며 “실제 구조작전 시 적진 한복판일지라도 탐색구조기동군 등 전폭적인 화력지원 속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으므로, 너무 서두르기보다는 조난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것이 구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훈련을 모두 마친 뒤 김 항공구조대장은 “항공구조사들의 임무는 계절과 장소·조건과 관계없이 조난된 조종사를 반드시 구출해 내는 것”이라며 “내 목숨은 버려도 조종사는 구한다는 항공구조사의 슬로건처럼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일보 김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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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 항공구조사 요원들이 12일 동해상에서 조난당한 조종사를 구조하는 전투 수중·수상 탐색구조훈련을 하고 있다. 강원 강릉= 박흥배 기자


 공군6탐색구조비행전대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강릉 인근 동해상에서 항공구조팀 (SART: Special Airforce Rescue Team) 20여 명과 HH-60·HH-32 탐색구조헬기가 참가하는 전투 수중·수상 탐색구조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장마로 인해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다양한 조종사 조난상황을 가정하고 실제 상황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

 훈련에서 항공구조사 요원들은 해상으로 비상탈출한 조종사 구조, 육지 인근 해상에서 낙하산을 착용한 채로 조난당한 조종사 구조, 해상에 추락한 전투기의 각종 장비 인양 등을 통해 여러 가지 조건 속에서 조종사의 안전을 도모하는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특히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항공기 장비 인양을 위해 구조사들은 시정이 50㎝ 정도로 좋지 않은 수중 15m까지 잠수해 신속하게 항공기 내외부를 탐색하는 과정을 숙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은 미사일을 부양백에 고정,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뒤 성공적으로 회수하는 기술도 연마하고 있다.

 또 항공구조사들은 훈련을 모두 마친 뒤 극심한 체력소모 속에서도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체력과 수영능력을 키우기 위해 3㎞ 장거리 침투 수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종사가 어디에 있든 반드시 구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배양하고 있다.

 이번 훈련의 교관을 맡은 6전대 박철환 원사는 “어떠한 악조건 속에서도 공군 전투력의 핵심인 조종사를 구조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며 “악기상 속에서 실전적으로 진행된 이번 훈련의 경험을 통해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일보 김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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