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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4.07 TSR2 폭격기

적지에 초저공 침투 가능한
고성능 폭격기


1950년대 영국은 일절 외부 항법 및 전투기 지원 없이 적지에 독자적으로 초저공 침투가 가능한 고성능 전천후 폭격기가 필요했다. 이러한 필요성은 작전 운용문서 GOR.339로 구체화돼 1957년부터 TSR.2(사진)라 명명된 신형 폭격기 개발로 이어졌다.TSR.2 폭격기의 주요 목표성능은 초저공으로 최소 1800km 밖에 있는 목표에 핵폭탄을 투하하고 마하 2의 속도로 귀환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유사시 활주로 파괴에 대비해 야지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야 했다.항공기 설계관점에서 초저공 고속 침투 성능과 야지 이착륙 성능은 다분히 상반되는 요구조건이다. 초저공을 고속으로 비행하기 위해서는 작고 두께가 얇은 날개가 유리하지만 포장되지 않은 활주로에서 단거리로 이착륙하려면 양력특성이 좋은 크고 두꺼운 날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TSR.2는 이러한 상반되는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동체 길이가 27m에 달하면서도 날개는 60도 후퇴각의 삼각익을 사용해 날개 폭을 11m로 줄였다. 그 대신 날개 뒷전에 고양력 장치를 전부 설치해 이착륙 성능을 개선했고, 주착륙장치 타이어를 앞뒤에 이중으로 배열하고 감속용 낙하산을 추가해 야지 운용 성능을 얻을 수 있었다.

마하 2의 순항속도를 얻기 위해서는 대출력 신형엔진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올림퍼스 Mk 320으로 명명된 추력 14톤급 엔진이 TSR.2 개발과 병행 추진됐다. 이 엔진은 훗날 콩코드 초음속 여객기의 엔진으로도 사용됐다.고속성능을 얻기 위해 무장은 동체 내부에 탑재되도록 설계됐다. 동체 내에는 핵폭탄 2발 또는 1000 파운드(454kg)급 폭탄 최대 6발 탑재가 가능했다.

전투행동반경은 핵폭탄 탑재 시 1800km, 주날개에 무장을 탑재하면 740km 밖의 목표물을 공격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항속성능과 고속 침투성능도 우수했지만 TSR.2를 초저공 침투폭격기의 전설로 만든 것은 다름아닌 항공전자장비였다. TSR.2는 세계 최초로 지형추적 모드를 갖춘 멀티모드 레이더를 탑재했다.

페란티가 개발한 이 레이더는 관성항법장치와 도플러 항법레이더, 측시레이더(SLAR)와 연계해 독립적으로 완벽한 항법비행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중앙 디지털 컴퓨터에 의한 자동비행장치도 갖췄고, 전방시현장치(HUD), 대기자료시스템,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 조종석 디스플레이까지 완비했다. 이들 장비는 지금은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지만 TSR.2가 개발되던 1950년대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최초의 것들이었다.

TSR.2 개발비용은 1959년에 6000만 파운드로 예상됐지만 혁신적인 신개념 장비들로 인해 2년이 지나자 비용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영국은 TSR.2부터 새로운 비용산출법을 적용해 각 단계마다 비용을 추정했지만 개발비 증가가 매우 빨랐다. 1962년 말에 개발비는 1억7000파운드까지 증가하고, 2년 후에는 2억4000파운드, 1965년에는 급기야 7억5000만 파운드까지 개발비가 증가했다.

이는 당시 영국의 경제력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반복된 개발일정 지연과 개발비 급증으로 영국은 1965년 4월 TSR.2의 개발을 포기했다. 개발에 성공했다면 초저공 침투폭격기의 전설로 남았겠지만 TSR.2 폭격기는 개발비 급증과 전반적인 사업관리 실패로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임상민 국방기술품질원 공중전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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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니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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